
안녕하세요, 셀피쉬클럽의 채리입니다.
5개월 동안 11명의 크루가 함께한 GTA 프로젝트가
최종 공유회를 끝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연고도, 네트워크도 없던 미국 시장 AI 영상 제작으로 뚫어내고, 프로젝트 수주 비용으로 직접 미국까지 다녀오게 되었는데요. 이 과정에서 수주된 프로젝트 중 한 건을 맡아 AI 홍보 영상을 만들고 납품까지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AI 영상으로 북미 시장에 진출하며 마주한 문화적 장벽, 시행착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여러분께 공유드리려고 합니다.

제가 맡았던 브랜드는 미국 제약&헬스케어 브랜드 Eli Pharmacy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홍보 대상 제품은 바로 88°F Calming Mist라는 ‘화상 진정 스프레이’였어요.
이 제품은 고온의 물체에 피부가 닿았을 때 빠르게 분사하면
피부 온도를 떨어뜨려 화상 흔적이나 물집 생성을 예방할 수 있는 기능성 미스트입니다.
예를 들어, 요리를 하다가 기름이 튀었을 때, 다리미에 손이 닿았을 때, 고데기를 사용하다 화상을 입었을 때
즉각적으로 뿌려주면 손상 정도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제품이에요.
홍보 영상의 타겟은 고데기를 사용하는 흑인 여성 소비자 였습니다.
곱슬머리 결이 강한 흑인 여성들은 평소 머리를 펴기 위해 고데기를 자주 사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이마·광대·턱 주변에 화상을 입는 사고가 매우 흔하다고 해요.
그래서 Eli Pharmacy는 이 제품을 스토리를 기반으로 제품의 기능을 잘 보여줄 수 있는 홍보 영상으로 제작하기를 희망했습니다.
특히 TikTok·Instagram에 걸맞는 짧고 유쾌한 스타일을 원했죠.
스토리 전개는 클라이언트 측에서 원하시는 방향이 이미 있었어요. 아래와 같은 내용이었는데요.
<스토리 전개 >
(1) 고등학생 주인공이 프롬파티 참여를 위해 집에서 고데기로 머리 손질
(2) 고데기 사용 중 얼굴에 화상을 입음
(3) 옆에서 대기하던 엄마 덕분에 카밍 미스트를 뿌리고 화상자국이 생기지 않음
(4) 다행히 멀쩡한 상태로 프롬파티에 참여
(5) 다른 친구들은 준비 과정에서 화상을 입어 다들 얼굴에 밴드를 붙이고 있음
(6) 얼굴에 밴드 없이 프롬퀸이 된 소녀
그래서 위의 스토리를 바탕으로, 이미지와 영상을 제작해서 클라이언트 측에 1차본을 전달했습니다.
결과물 전달 후, 클라이언트 측의 반응은 ‘전면 수정이 필요하다’ 는 것이었어요.
어느 정도로 전면 수정이 되었는지 사진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1차본과 최종 결과물의 이미지를 비교해둔 사진인데요.

인물의 생김새, 의상, 배경과 톤앤무드가 모두 바뀌었죠?
이렇게 거의 모든 것들이 수정된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그 이유는 바로, ‘미국 문화를 모르는 상태에서 미국 광고를 만들고 있었다.’ 는 것이었어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크게 세 가지 포인트에서 문화적 이해가 부족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저는 주인공의 이미지를 ‘18세 흑인 여성 고등학생’으로 잡고 만들어냈습니다.
아무래도 주인공 소녀이고 SNS에 올라갈 영상이다 보니 시선을 사로잡는,
예쁘고 귀여운 소녀로 이미지를 제작했어요.
그렇게 만들어낸 주인공 인물의 ‘이미지’를 전달했을 때는 컨펌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영상으로 확인하자 클라이언트는 원하던 타겟의 생김새와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어요.
클라이언트 측에서 원하는 타겟은 ‘미국계 흑인 여성’ 이었고
완성된 영상으로 확인해보니 미국계 흑인이 아닌 라틴계 인물처럼 보였던 거예요.
한국인 입장에서 보면 구분이 어려울 수 있지만
미국 소비자에게는 전혀 다른 인종·문화 그룹이었던 것이죠.

그래서 피드백을 바탕으로 인물의 생김새 피부톤 등을 빠르게 수정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혹시 프롬파티에 대해 잘 알고 계신가요?
사실 한국에는 프롬파티가 없다보니 저는 미국 드라마나 영화 등을 통해 알게 된 지식 정도가 있었어요.
미국에서 졸업식 등 행사를 할 때 프롬파티를 진행하고 그때는 드레스나 정장을 입는다. 이 정도 말이죠.
그래서 최대한 레퍼런스를 찾아 프롬파티 장면을 구현했는데, 알고 보니 프롬퀸이 되면 머리에 왕관을 쓰고 손에는 봉을 드는 등의 디테일이 있었던 거예요.
이런 요소들도 세심하게 짚주셔서, 피드백을 바탕으로 반영할 수 있었습다.

처음에 저희는 한국 시장 기준으로 무난한 톤의 의상, 홈웨어 등을 활용했어요.
그런데 알고보니 흑인 여성들은 붉은색, 금색 등 화려한 색의 의상이나 액세서리를 선호한다고 합니다. 또 집에서 입는 홈웨어도 화려한 컬러 패턴이 많다고 해요
그래서 이런 요소들을 모두 반영해서 에셋 이미지부터 전면 수정을 하게 된 것이었어요.

이러한 시행착오를 통해 저는 글로벌 진출 시, ‘문화적 디테일’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시행착오를 거치며 든 또다른 생각은
‘아, 글로벌 진출 시에는 이런 문화, 언어 등의 차이로 인한 피드백이 불가피하게 발생할테고, 이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게 관건이겠다’ 라는 것이었어요.

글로벌 콘텐츠 제작 시, 가장 큰 리스크는 ‘문화에 대한 이해’ 이고 진짜 중요한 건 그 차이를 얼마나 빨리 해결할 수 있는가 인 것이죠.
그리고 어떻게 빠른 대응이 가능할지 생각해보니 해답은 AI라는 결론이 났습니다.
만약 이 프로젝트가 실제 촬영 기반이었다면 어땠을까요?
그랬다면 저는 이 정도의 전면수정은 어려웠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상 재촬영이 필요한 정도였으니까요.
혹여 가능했더라도 비용이나 시간적 리소스가 굉장히 많이 들었겠죠.

이것이 바로 AI 영상이 지금, 가장 유리한 이유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렇게 AI를 활용했기에 저희는 빠르게 영상을 수정하고 최종 결과물을 납품할 수 있었던 것이니까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가장 크게 배운 점은 이것이었습니다.
→ 글로벌 진출에서 ‘완벽한 콘텐츠’보다 더 중요한 건 빠르게 수정하고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함이다.
그리고 그 유연함을 가능할 해답이 바로 AI라는 것도 다시 한번 느끼게 된 계기였어요.
이번 경험은 개인적으로도 단순한 영상 제작을 넘어 “시야 밖에 있던 세계를 이해한 경험”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혹시 지금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려는 분들 중 문화에 대한 이해도, 네트워크도, 정보도 부족해서 걱정하셨던 분들이 계시다면 저희의 시행착오와 인사이트가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