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천스체 PM 슈니입니다.
이 글은 IT기업에서 10년차 마케터이자 PM으로 살아왔지만 스스로에 대한 불안이 컸던 한 사람이자,
동시에 셀피쉬클럽에서 AI 마케팅팀 리드를 맡고 있으며,
노션 부터 연애 방법론까지 다양한 공유회를 진행했던 도전적인 슈니의 이야기를 담고있습니다.
(아래 글은 좀 더 진솔한 이야기를 서술하고 싶어 평서체로 작성하였음을 밝힙니다.)
천스체 시즌2 PM을 맡으며 나 스스로 다짐한 것이있다.
지난 10년간 마케터이자 PM으로 활동하면서 '열심히 하지 않았냐?' 라고 말하면, 그렇지는 않다. 매 순간 열정적이려 노력했고, 잘하고 싶어서 애를 썼다. 하지만, ‘잘’ 하는 것 외에 모르는 것, 어려운 것이 생기면 매번 도망쳤다. 여기서의 ‘도망’은 모든 걸 놓고 떠나는 것이 아닌 ‘이정도면 괜찮지 않나?’라며 스스로 타협하는 것을 뜻한다.
꼭 달성해야 하는 것이 아닌 형식적인 목표, 지키지 않아도 죽지 않는 데드라인 속에서 일하며 이정도면 잘 하고 있는거라며 스스로 위안을 삼았던 날들에 대한 도전으로 난 도망치지 않는 것을 이번 프로젝트의 개인 목표로 삼았다. 누군가에게는 너무 쉬운 일이었을 수 있으나 나에게는 매우 어렵고 도전적인 목표였다. 왜냐면 못하는 것을 해내야했고 어렵다고 느끼는 것들을 완성시켜야 했으며 잘하는 것은 기대 이상으로 잘해야했기 때문이다.
프로젝트를 진행한 6개월간의 다양한 도전들 중 꼭 공유하고 싶은 것들을 기록해본다. 사실 이런 날것의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이 보는 곳에 기록하는 게 정말 부끄럽고 창피하다. 셀피쉬클럽의 AI 마케팅팀 리더로써 이런 일 없이 그냥 멋지게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사람으로 남고싶었다. 하지만 나의 이런 짜치는 경험과 찌질했던 시간들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거라 기대하며 기꺼이 공유해본다.
10년차 직업인에게 세상이 바라는 것은 단순이 자신의 일만 잘하는 것이 아니다. 연차가 한 살 한 살 쌓일 수록 사회는 나에게 조직을 관리하는 리더의 역할을 바랐다. 사실 나는 그 부분에 자신이 없었다. 매번 회사에 다닐때마다 솔로 플레이를 주로 해왔기 때문이다. 말그대로 ‘혼자 일하는 게 편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팀워크를 만드는 리더십이 필요했다. 그동안 팀을 리딩한 적이 없지는 않았지만, 팀원을 영입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0에서 1 혹은 10 정도가 아닌 100을 만드는 경험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젬마에게 천스체 시즌2의 PM을 맡겨달라고 했고, 성공적인 결과를 만드는 팀의 리더로써의 경험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게 나의 참리더 도전기가 시작되었다. 정말 0에서부터 시작하여 하나씩 쌓아나갔다. 우선 천스체를 함께할 코어 팀원을 모아야 했는데, 천스체에 대한 이해도가 어느정도 있으면서 성장에 대한 갈망이 있는 팀원과 함께하고 싶었다. 그렇게 천스체 시즌1 프로젝트 당시 공용 오피스를 함께 사용하고, 현장 스태프 경험이 있었던 픽사메이커스의 디자인 아티스트 윤님과 마케팅 아티스트 채리님이 팀원이 되었다. 같은 사무실을 사용하는 두명의 팀원이 생기니 든든했다.
그다음 천스체 현장을 멋진 모습으로 담아줄 영상 전문가가 필요했는데, 시즌1 영상 담당자 안PD님이 마침 AI 영상 콘텐츠 만들기에 관심을 보여서 어려움 없이 섭외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나와 함께 이 프로젝트를 이끌어줄 APM역할을 해 줄 팀원이 필요했는데, 그동안 노션 크리에이터로써 함께 소통을 하던 노션남매의 헌트님에게 연락하니 이런 경험을 꼭 해보고 싶었다며 합류했다. 그렇게 초기 5명의 팀원이 만들어졌다. (추후에는 서포터즈PM이자 파트너사를 담당한 흐민과 천스체 진행을 맡아준 MC스톤을 영입하여 총 7명의 팀원으로 마무리 되었다.)
우리는 기존에 잘 하는 일들을 잘하는 것은 당연하고, 우리가 모르거나 잘 못하는 것들에 대해서 도전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었다. 그래서 각자 ai를 활용하는 것을 메인으로 평소 배우고 싶었던 분야에 도전했다. 시즌2에 함께 할 팀원들을 모으는 것부터 그들의 리소스를 파악하고 R&R을 분배하는 것까지 아주 간단한 일 처럼 보였던 것이 실제로 해보니깐 많은 고민이 필요한 영역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이 과정에서 처음에는 내가 존경하는 젬마에게 의지를 많이 하게 되었다. 그런데 ‘조언을 듣고 하는 것’과 ‘내가 해보고 조언을 듣는 것’은 간단한 순서의 차이가 아니라 경험적으로 큰 차이가 있었다. 그걸 깨달은 순간부터는 젬마에게 의지 않으려고 부단히 애를 썼다. 물어보면 금방 해결될 일도 스스로 알아채려고 노력했다.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겠다!는 아니지만 타인의 도움을 받아 쉽게 해결하려는 것 역시 도망치는 습관이라고 생각되었기에 경계했다.
잘 하고 싶은 욕심이 과해서 였을까? 도망치지 않겠다는 스스로의 결심에 너무 사로잡혀서 였을까? 셀피쉬클럽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팀원들은 모두가 자발적으로 성장하고 싶고 많은 경험을 얻고 싶어하는 팀원들임에도 불구하고 초반에는 그들에게서 자유도를 빼앗았던 것 같다. 나는 내 통제하에 일이 진행되지 않으면 많은 불안을 느끼는 사람이어서 프로젝트의 모든 부분을 TASK로 쪼개 팀원들에게 나눠주고 관리하려고 했다.
불안하지 않게 내 손안에서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버리고 나니 오히려 주도적인 팀원들이 오히려 본인의 TASK 이외의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없게 되어버렸다. 일의 히스토리가 제대로 공유되지 않고 혼자 생각하고 혼자 결정내려서 일을 분배해 버린 것이다. 팀원들은 일의 히스토리는 물론, 이후에 본인이 어떤 일을 해야하는지 가늠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버렸다.
일이 진행되기는 하지만 혼자서 모든 의사결정을 하고 모든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벅찬 하루하루가 계속되었다. 하루는 회의를 하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내맘대로 되지 않는 이 상황이 답답하고 스스로에게 실망했기 때문이다.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걸 느낀 나는 혼자서 고민하며 이런 저런 시도를 하다가 결국 젬마에게 힌트를 얻기로 했다.
그렇게 팀원들에게 명확한 R&R과 의사결정권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모든 책임을 홀로 지는 것이 아닌 프로젝트를 함께 하는 팀원들과 상황을 공유하며 함께 해결해 나가는 팀워크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때부터 팀원들에게 더 많은 것들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사실, 그 전까지는 팀원들을 믿지 못했던 것 같다. 그들의 실력을 믿지 못하는게 아니라 그들에게 자유도가 주어졌을 때 해당 프로젝트가 우선순위에서 밀릴 것이라 생각했고, 그렇게 발생하는 문제들을 처리해야 하는 것에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자발적으로 모인 팀원들을 믿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나부터 시작된 신뢰는 팀원들에게 바이러스처럼 퍼져나갔다. 가장 소름이 돋았을 때는 원래 주어진 TASK만 볼 수 있었던 팀원이 그 다음을 가늠할 수 있게 된 것, 그리고 그 가늠한 일들을 미리 대비하고 있을 때 였다. 그리고 내가 배려한다고 분배하지 않았던 일들에 사실은 욕심을 내고 있었던 것, 그리고 그 일이 주어지니 너무나도 잘 해내버린 것들을 보며 내가 팀원들을 너무 과소평가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 굉장한 오만이고 자만이었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방관이 아닌 자유도를 높여 스스로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 귀찮을 거라 가늠하지 않고 충분한 공유를 통해 프로젝트 전반을 상상하고 다음을 가늠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그들도 나만큼이나 프로젝트의 성공과 스스로의 성장을 바라고 있다는 것을 믿는 것. 이것이 내가 이번 프로젝트에서 얻게 된 리더로써의 인사이트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나역시도 불안하고 초조한 상황에서 팀원들에게는 이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었다. 단순히 말로만 ‘우린 어떻게 해서든 될거야~ 비비디바비디 부~’가 아닌 목표를 세우고 실행하는 것들에 대해서 ‘되고 있는 모습’, ‘되어 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처음 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던 건 우리 프로젝트의 핵심인 알림신청자를 모으는 것이었다. 이 때, 기존에 하던 방식으로 마케팅을 진행했으나 그렇게 모인 알림신청자 수가 목표를 달성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서 내가 나서서 기존에 시도하지 않았던 방식들로 리드를 모으기 시작했다.
단순히 협찬만 하는 것이 아닌 천스체 홍보 및 리드 수집을 도와주는 것으로 파트너를 맺는 구조부터 시작하여, 외부 뉴스레터에 천스체를 노출하는 것, ‘나’를 필요로 하는 집단에 리소스를 제공해 준 후 천스체 홍보를 요청하는 것, 서포터즈를 활용하는 것 등 다양한 방식들을 시도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두개의 방식을 소개해본다.
천스체 알림신청 기간에 나는 마케팅 강의를 하고 있었는데, 실습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 때, 콘텐츠와 바이럴을 동시에 직접 경험할 수 있고 실제로 그 결과를 데이터로 볼 수 있는 ‘알림신청 리드 수집’을 과제로 내주었다. 학생들은 바이럴 마케팅을 처음 경험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 오기도 했다. (이 실습에서 1등을 한 친구는 실제로 강의가 진행되는 중에 가장 먼저 취업을 하기도 했다.)
알림신청이 진행되던 당시는 스레드가 한참 떠들썩하던 시기였다. 평소 콘텐츠에 가깝지 않았던 사람들도 팔로워가 없어도 알고리즘을 통해 나의 글을 노출시킬 수 있는 구조를 통해 단 몇 줄의 글 만으로 본인의 브랜드와 제품을 홍보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말그대로 스레드는 블루오션 이었다.
하지만, 천스체 계정만 가지고는 스레드에 뛰어들어서 소문을 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고, 이미 “네트워킹”이라는 알고리즘을 휘어잡고 있는 스레드 인플루언서를 섭외하는 것이 임팩트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렇게 총 6명의 팀장님들을 섭외했고, 함께할 팀원들을 스스로 홍보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물론 위의 다양한 시도들 중 실패한 시도들도 많았지만,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준 방식들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과정들을 통해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은 물론 1153명의 알림신청자를 모을 수 있었다.
천스체 시즌2를 위해 모인 팀원들은 자신이 자신없는 분야에 도전하고 싶은 친구들이었다. 안해본 것을 해보겠다는 팀원들이 모여 만들어진 팀이었다. 스타트업의 조직 문화는 처음 겪어보는 팀원, AI를 안써본 것은 물론 신뢰하지 않는 팀원, CRM을 처음 해보는 팀원, SNS가 낯설지만 콘텐츠를 만들어 보려는 팀원, 그리고 개발자가 없는 환경과 이 팀원들을 이끌어야 하는 리더로써는 젬병인 나까지.
사실 총체적 난국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프로젝트를 왜 한다고 했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랄까?
천스체는 겉으로 보기에는 오프라인 행사를 기획하는 프로젝트 처럼 보일 수 있으나, 사실은 리드 생성부터 결제까지 이어지는 고객 여정 전 과정을 자동화한 풀스택 그로스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다. 일회성이긴 하나 고객 모으기부터 결제·사후 관리까지, 모든 과정을 자동으로 굴러가게 만들어야 하는 고난이도 프로젝트였던 것이다.
우리팀은 첫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고객 리드를 수집하기 위한 알림신청 페이지를 만들어야 했는데, 단순히 알림신청 받기로는 부족할 것 같아 생각해낸 ‘포인트를 주자, 레퍼럴 시스템을 도입하자, 랭킹판을 만들어서 초대에 따라 등수를 표현하자’라고 한 모든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해내야 하는 과정을 아무도 할 줄 몰랐기 때문이다.
일단 웹플로우 사용법 조차 제대로 몰랐던 팀원들이 모여, 포인트, 랭킹, 레퍼럴을 구현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PM의 역할이 뭔가? 안되는 것도 어떻게 해서든 되게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적당한 타협점을 찾아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그러면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의미가 없어지는 것 같아 시도해보기로 했다.
우선 레퍼럴을 구현할 줄 아는 크루를 냅다 찾아가 이것저것 물어보며 초안을 잡았다. 하지만 바쁜 사람을 붙잡고 물어보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고, 큰 틀 정도만 잡고 그를 놓아줄 수밖에 없었다. 그 다음부터는 혼자만의 싸움이었다. ChatGPT를 사수로 두고 정말 초보적인 질문부터 이어나갔다. (GPT는 정말 좋은 사수다, 아무리 귀찮게 해도 화는 커녕 짜증을 내지 않기 때문이다.)
부끄럽지만 그 당시 내가 했던 질문들이다. 포인트&랭킹&레퍼럴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함수를 잘 알아야 했는데, 나는 부끄럽지만 SUM 정도만 쓸 줄 아는 하수중에 하수였기 때문에 눈앞이 캄캄했다. 하지만 어쩌겠나 해내야지. 그렇게 3일 눈물로 지새우며 결국 삐걱삐걱 움직이는 포인트&랭킹&레퍼럴 페이지를 구현해냈다.
과정은 고통스러웠지만, 결국 해냈다는 뿌듯함과 성취감이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타협하지 않은 나 자신이 대견했다. 삐그덕거리며 세모바퀴지만 어찌저찌 굴러가는 모습을 보며 도망가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팀원들에게 떳떳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천스체 시즌2의 총체적 난국은 모든 팀원이 못하는 것에 도전하는 것 외에 사실 하나 더 있었다. 바로 시즌1의 반토막난 인원으로 운영을 해야 하는 것이었다. 수가 적은 만큼 리소스를 잘 분배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다들 본업이 바쁜 상황이었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부분을 ‘자동화’ 해야하는 미션이 있었다.
하지만 자동화를 할 줄 아는 사람은 없었다. (최악이었다.) 어쩌겠나, 배워서 해야지.
우선 메이크로 자동화를 구현하기 시작했다. 이 때, 자동화 강의를 두개 정도 사서 빠르게 훑어 보았지만 사실 이해가 쉽게 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냥 부딪혀 보기로 한다. 셀피쉬클럽의 ‘냅다’정신으로 일단 실행한 후 회고와 개선을 통해 알림신청 자동화 플로우를 완성했다.
자동화로 구현해야 하는 경우는 다음과 같았다.
그 외에도 알림신청 후 15분 뒤 알림톡 발송부터 노션에 데이터를 쌓아 그래프로 표현하는 것까지 자동화로 구현한 것들이 정말 많은 프로젝트였다.
이 과정에서 가장 고통스러웠던 것은 재피어에는 있는 기능이 메이크에 없다는 것이었는데, 바로 N시간뒤 발송이었다. 알림신청 후 15분 뒤에 추가 DB를 작성하라는 알림톡을 보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메이크에는 그런 기능이 없었다. 그냥 다 모집하고 알림톡을 발송하는 방법으로 타협할까? 잠시 고민했지만, 도망가고 싶지 않았다. 개발자가 있었으면 1시간도 안되어 끝날 일을 4일밤을 새서 결국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나는 또다른 빛을 보았다. 나는 기술적인 방법은 모르지만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고 있고, 없는 기능을 다른 방식으로 시도해 볼 수 있는 경험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느꼈기 때문이다. N시간뒤 발송 기능이 없으니 구글 스프레드에서 A시트에 있는 내용을 N시간뒤 B시트로 자동으로 이동할 수 있다면, 자동화 기능을 통해 N시간뒤 발송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이를 만들어보았다.
이 과정에서 GPT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는데, 복잡한 맥락을 이해해야 답변할 수 있는 질문부터 아주 사소하고 볼품없는 질문까지 하나하나 설명해주는 모습을 보며, 참된 리더란 GPT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잠시 하기도 했다.ㅋㅋㅋ 여튼, 결국엔 해답을 얻어냈는데, 바로 구글 스프레드시트의 Apps Script를 활용하는 것이었다. 난생 처음 보는 기능을 활용해야 하는 거라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들에 필요한 코드부터 설치 방법까지 GPT의 도움을 받아 결국 N시간뒤 발송을 성공시켰다.
어떻게 했는지 다시 하라고 하면 못할것 같다. 이 모든 과정을 겪으며 천스체 시즌3를 하는 PM은 나와 같은 고통을 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알림신청 완전 정리 가이드를 만들었다. 모든 툴을 처음 사용하는 사람도 단계별로 따라하면 구현이 될 수 있게 사용 설명서를 아래와 같이 만들었다. (사실 내가 또 하게 될 수도 있으니 미래의 나를 위해 정리해뒀다고 봐도 무방하다.)
알림신청 프로세스에서 ‘휴먼 자동화’라는 타협점을 물리치고 결국 진짜 자동화를 해냈다. 이후 웹플로우에 결제를 붙이고 결제 완료 알림톡 발송 등의 결제 프로세스는 팀원들이 직접 구현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모든 과정을 문서화 하는 것이었다. '암묵지를 표면지화 하는 것' 그래서 노션이라는 툴을 메인으로 사용하는 것은 물론, 템플릿화 하여 누구나 가이드화 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사실 문서화는 어려운 영역이라기 보다는 귀찮은 영역에 가깝다. 가이드가 있으면 추후에 더욱 편하게 일할 수 있는걸 알면서도 당장은 이미 끝난 일이기 때문에 미뤄두고 싶은 일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셀피쉬클럽에서 프로젝트를 한다는 것은 결국 이 모든 과정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경험을 하고 싶은 것이라 생각했고, 내가 경험한 것을 정리하는 것 만큼이나 ‘내 것’으로 만들기 좋은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이기적 공유의 개념 중 하나랄까?)
그래서 처음 해보는 것이나 낯선 경험에 대해서는 그 과정들을 실제로 실행해 본 후 가이드화 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놓쳤던 기능이나 기술들을 다시 한 번 익힐 수 있었고, 누군가가 볼 것이라는 생각으로 정리를 하다보니 좀 더 타인의 관점에서 나의 경험들을 정리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
이 멋진 경험을 팀원들도 함께 하면 좋을 것이라 생각되었고, 결국 모든 팀원은 지금 같이 책상에 앉아 본인의 경험을 글로 남기고 있다. 이 글 이후에 모든 팀원의 블로그 글들이 차례로 올라올 예정이다.
또한, 경험 이후의 가이드 뿐 아니라 앞으로의 경험을 위한 가이드를 정리한 시간이 뜻깊었는데, 줌을 활용한 스태프 온보딩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불안했던 나는 팀원들이 미리 숙지할 수 있게, 까먹더라도 현장에서 바로 꺼내볼 수 있는 현장 가이드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현장의 어수선함을 줄일 수 있었고, 모든 팀원들이 도움이 되었다는 반응을 해주었다.
사실 스태프 가이드, 심판 가이드, 진행 가이드, 상품 가이드, 사진 가이드, 현장 한 판 정리 등 이미 온라인 상에서 온보딩을 마친 내용이기 때문에 문서화 하지 않아도 되는 영역이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으로 나자신과 타협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온보딩을 마친 이후 가이드를 만들기 시작하였고, 완성한 후 시계를 보니 오전 6:00시였다.
PM 경험기를 작성하며, ‘도망’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 자체가 어울리지는 않지만, 상황과 타협하지 않기 위해 자극적으로 나를 몰아붙일 필요가 있었다. 왜냐하면 그동안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나자신에게 떳떳하지 못한 것은 정말 싫었다.
이번 천스체 시즌2는 모든 상황에 책임감을 느끼는 순간순간들이 매우 압박적이고 부담스러워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지만, 결국 그 과정들을 이겨내고 프로젝트를 마무리 한 후 얻어낸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짜릿했다.
천스체는 0으로 시작해서 200명의 모객은 물론, 총 3,000만원 이상의 매출, 투자, 협찬을 받은 목표 초과달성 프로젝트로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계속 함께하고 싶은 동료들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100을 만들어낸 프로젝트라고 감히 표현하고싶다.
프로젝트를 하면서 팀워크라는 것이 무엇인지, 결국 나 혼자 모든 걸 떠안는 것이 아닌 팀원들도 나만큼이나 진심으로 이 프로젝트를 성공 시키고 싶어 한다는 것을 믿고 맡기는 것의 가치가 무엇인지 절실하게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이 사실을 깨닫게 해 준 팀원들에게, 이 사실을 깨닫기 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팀장을 믿어주고 끝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 그 이상을 하며 함께해 준 팀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표한다.
이번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며, 이제 앞으로는 어떤 프로젝트를 맡아도 PM의 자질인 ‘되게 만드는 것’을 할 수 있을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겼고, 어떤 상황이 와도 방법을 찾아낼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그리고 그 과정에 함께할 팀원들을 신뢰하고 팀워크를 만들어 낼 자신이 생겼다.
누군가는 지난 6개월동안 나에게 천스체 ‘그거 왜 해?’라는 질문을 남겼는데, 이 글로 그 대답을 대신한다.
- 2024년 11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천스체 PM이었던 슈니(오수인) 작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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